'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라는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고흐는 프랑스를 무대로 활약했다. 인상파 화가의 대표이며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사람으로 여겨진다.
그의 독특한 화풍도 인상적이지만 정신질환을 앓으며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사건과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Theodorus van Gogh)'와의 각별한 사이도 많이 언급된다.
이 책은 네덜란드의 만화가인 '바바라 스톡'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일종의 만화책이다. 고흐가 프랑스 남부에 머물던 시기에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흐 인생의 후반기에 해당한다.
괴팍한 성격에 생활고를 겪는 고흐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넘쳐났다. 아를에서 머무는 동안 친구 화가들을 위한 예술가들의 안식처를 마련하려는 목표에 집착을 하게 된다.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긋나고 정신질환도 악화되자 결국 자신의 귀를 자르는 일을 벌이고 만다.
한편 고흐에게는 테오가 있었다. 테오는 고흐를 무조건적으로 지원하며 끊임없이 지지를 했다. 그 둘이 주고 받은 편지는 책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아주 유명하다. 아를에서 오베르로 옮겨온 고흐는 1일 1작품을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리다가 권총으로 자살하여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이야기 속에서 고흐가 그린 그림이 작은 각주로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회화를 감상할 때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감상하는 것뿐아니라 그 그림을 그릴 당시 화가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각주가 나올 때마다 구글 검색을 통해 실제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미술을 잘 알지못하는 내가 고흐라는 화가를 찾아보게 된 건 작년 여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였다. 아를은 아니고 고흐가 마지막 눈을 감았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방문했었다. 그곳에서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가이드 투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었고, 그 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떠올랐다.
고흐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거처를 옮긴 이후 묵었던 숙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매우 반가웠다.
실물은 이렇게 생겼다.
이 숙소의 1층에는 고흐를 위한 와인잔이 있다. 여행했던 사진도 찾아보면서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사실 아를에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의 이야기는 매우 작게 나와있어서 아쉽기도 했다.
고흐가 마지막에 자살을 했다던...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밀밭이다.
이 책에서는 고흐의 죽음과 관련된 의혹들은 다루지 않는다. 권총 자살을 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자살이 아니고 정신과 주치의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의혹과 동네 불량배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의혹도 있다. 고흐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은 직접 다루지는 않겠다.
참고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는 빈센트 반고흐와 동생 테오의 무덤이 있다. 빈센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동생 테오는 형이 죽은 이후 오래 살지 못하고 병을 앓다가 형을 따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강렬한 화풍만큼이나 강렬한 삶을 살았던 빈센트 반고흐, 그리고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테오의 이야기가 아직도 가슴속에 여운으로 남아있었나보다.
가이드 투어가 끝나고 가이드님이 보내주신 영상이 하나 있다. '닥터후'라는 영드에서 빈센트 반고흐가 현재로 와서 자신의 작품이 미술관에서 대우받고 인정받는 모습을 본다는 재밌는 설정이다.
괴팍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고흐가 진짜 시간 여행을 했단 저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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